오인용::

홈 - 놀이터 - 라디오

		진짜!!!!! 사회생활하고계신형님들조언이필요합니다!(혁군님도꼭봐주세요)	: 담배문메기
	1411 2012.10.14


안녕하세요. 과거에 고3의 고민이라는 주제로 나름 고민다운 고민을 털어놓았던 건장한 남자 입니다. 음............제목을 저렇게 써놓은 이유는 확실히 형님들에게 조언을 받고 싶어서 몇자 적어봅니다. 조금도 아니고 상당히 진지한 고민을 털어놓으려 합니다. 제가 저희 아버지와 사이가 많이 않좋습니다. 어렸을때는 아버지에게 요즘 흔히들 말하는 소위 아동학대를 당해왔는데, 아버지가 약주를 자주 드시던 어린 시절부터 정말 많이 심하게 맞아봤습니다. 맞고나서 걷지못해 학교를 못갈 정도로요. 거의 초딩2학년 때부터 중1까지는 계속해서 맞았지요. 그리고 약주가 심해진 날에는 어쩌다 어머니를 때리는 일도 있었고요.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반항을 시작하고, 고등학교때 슬슬 머리가 크게 되니 정말 심한 반항을 했습니다. 가출부터시작해서 술, 담배에 아예 아는 형네 집에 4개월간 살았던 적도 있었고요. 심지어 고2때 한번은 아버지가 약주를 하신 후에 어머니를 때리는 장면을 보고는 아버지에게 쌍욕을 하며 덤벼들어 치고받고 싸워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학교는 꾸준히 나가고 성적도 관리해서 학업적인 면은 괜찮았는데, 아버지와 정말 메울 수 없는 골이 생겨버렸지요. 고2 학기 말이 슬슬 될때는 가출도 하지 않게 돼었지만 간혹 나가서 술먹고 늦게 귀가하는 요새 어른들이 좀 않좋게 보시는 학생이 된채로 아버지와 굉장히 냉랭한 상태가 돼었습니다. 저의 과거 사연에 대학 진로에 관한 고민을 적어 놓았는데, 현재 저는 지방에 있는 사회복지과에 진학하여 무려 장!학!금!을 받아가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저희 가족과 미래를 생각해 4년제 편입을 생각하고 있고요. 올해 4월말 까지는 아~주 괜찮은 학교 생활이었습니다. 헌데 문제가 생겼지요. 올해 5월중순에 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게 돼었습니다. 그것도 손쓸수 없을 정도로 전이된채 말이죠. 5월 중순 발견 당시에 암이 전체 장기 중 5군데로 전이가 돼었고 수술을 하려해도 몸이 수술에 필요한 약물을 견뎌낼 수 없는 상태로 말입니다. 현재는 더 심해져서 6군데에 암세포가 전이 돼었고 왼쪽다리에 마비가 와서 목발 신세를 지고 계십니다. 현재 아버지는 병원으로부터 시한부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길어야 올해 말이나 내년 초정도라고 하더군요. 정말 아무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없는 하늘도 원망하면서 술도 뒤지게 먹어보고 술먹고 나가서 시비걸고 싸우고....진짜 처음에는 망나니 처럼 지냈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의욕자체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머리로는 당장 아버지에게 달려가 못다한 말을 나누고 싶은데 가슴속 한 구석에서는 나와 어머니를 괴롭힌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만 계속해서 맴돌고 있습니다. 애증이라는 말을 아시는지요. 물론 저는 아들로서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동시에 증오하기도 합니다. 사실 저에게 가해졌던 아버지의 행동을 지금에 와서는 조금이나마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첫째가 태어났는데 그 애가 장애를 갖고 있으니, 둘째는 첫째만큼 해주겠지란 생각을 하셨을게 분명하지요. 제가 그 기대에 부흥하지는 못했지만요. 또 그 누가 삶을 불행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겠습니다까 더군다나 가정이 있는 가장이 말이죠. 분명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그 누구보다 잘 살려고 노력하셨겠죠. 그 노력을 제가 다 알면서 말하는 것도 아니지만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제가 무작정 아버지를 용서하고 아버지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도 다가가야한다는 것은 압니다. 남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요. 헌데 제가 용서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에게 주었던 상처때문입니다. 저에게 있어 어머니는 그 누구보다 애틋합니다. 어머니가 고생하시는 걸 옆에서 보던 저는 어느날 어머니에게 이혼을 권유했는데, 어머니는 저와 형 때문에 그건 안된다고 하셨죠. 제가 이혼을 하라고 박박 우겨대니 어머니왈 "너 나중에 결혼할 때 상견례 자리에서 신랑 측 부모가 이혼했다는 소리 듣고 탐탁찮아 하면 어쩔꺼냐"라고 하시면서 그것만큼은 안된다고 단호히 말씀하셨죠. 한마디로 네 앞길 때문에 이혼은 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신 겁니다. 현재는 아버지가 4차 항암치료를 마치시고 집에서 요양중이신데, 얼마전 추석 당일날 가사상태에 빠지셔서 병원에 실려가셨습니다. 저는 친척들과 차례를 마치고 연락을 받자마자 바로 뛰어갔습니다. 혹시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중에 자신의 부모가 약해졌다고 느껴보신적 있으신지요. 가사상태에서도 비몽사몽 하시더니 검사를 위해 바늘을 넣는 순간 아프다며 쌍욕을 하시는 아버지를 힘으로 억지로 침대에 눕히는데. 정말 약했습니다. 그리고 충격이었습니다. 내 아버지는 이렇게 약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내 아버지는 항상 가족 위에서 군림하던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약해졌구나 하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 찼습니다. 먹먹한 마음에 담배를 한대 피우고 올라가 다시보니 피골이 상접한 몸에 독한 항암제를 맞느라 머리는 빠지기 시작한 아버지를 보니 말이 안나오더군요. 두서없이 글이 너무 길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아버지에 대한 증오들을 정리할 수 있을까요. 저로서는 어찌 해야하는지는 알지만 마음먹기가 어렵습니다.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