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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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있는 자식과 개념 잃은 엄마	: enature
	2445 2007.11.14


조금 된 일인데 생각할수록 화가 나는 일이 있어서서 몇자 적어봅니다. 한강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를 하던 날이었습니다. 남자 친구와 저는 오전부터 매우 설레는 맘을 안고 축제에 참여할 준비물을 잔뜩 챙겨 버스에 탔습니다. 그 날은 불꽃축제 때문에 버스가 혼잡하기 그지 없었죠... 버스는 마치 수학여행을 가는 고속버스가 된듯 승객들 대부분이 소풍가방에 돗자리에 무거운 삼각대,카메라까지 저마다 이런저런 준비물을 품에 가득 안고 달리고 있었습니다. 남자친구와 저도 많은 짐 때문에 좁고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힘들긴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얼마쯤 지나니 운 좋게 제 앞에 자리가 났고(맨 뒷좌석) 저는 앉아서 들뜬 마음을 가라 앉히지 못하고 저와 같이 불꽃축제에 가는듯 보이는 남자 아이에게 말도 걸면서 사람들을 흥미롭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기분도 잠시... 조금 전에 말시킨 꼬마 앞에 앉아 있던 그 아이의 엄마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아악!~" 물론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그 쪽으로 향했고 남자아이의 동생인듯 보이는 여자아이를 무릎에 안고 있던 그 엄마는 큰소리로 아이를 나무라고 있었습니다. 이유인 즉슨, 두 아이는 버스를 타기 전 아이스크림(쭈쭈바 형식)을 사 먹었고, 버스에서 다 먹은뒤 남은 껍데기를 손에 들고 있다가 그 안에 들은 미처 다 마시지 못한 국물을 엄마의 "새하얀" 바지에 쏟았던 것이었죠...마침 아이스크림은 빠삐코라 색이 선명한 팥색깔이었습니다. 엄마는 "이걸 왜 아직까지 들고있어?!!" 하며 여자 아이의 손에 있던 껍데기를 바닥에 던져 버렸고, 저는 순간 울컥 했지만..'그래, 내릴때 가지고 내리겠지...' 하며 계속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대부분 사람의 목적지였던 여의도에 도착했고, 저와 남자친구는 그 아줌마가 쓰레기를 가지고 내리는지를 확인하려 뒤쪽에서 천천히 내려오며 끝까지 지켜보았습니다. 결국 개념을 상실한 그 아줌마는 두 아이만을 데리고 내렸고 쓰레기는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었죠... 흥분한 나머지 뒤따라 내려 아줌마에게 "그렇게 하면 애들이 몰 배우겠어요?" 하고 따지고 싶었지만 아이들 앞에서 엄마가 남에게 그런 얘기를 들으면 교육적으로 좋을지 나쁠지 판단이 서지 않아 머뭇머뭇 거리는 사이에 아이들과 엄마는 무단횡단을 하며 멀리 사라져 갔습니다. "후~~,후~~,참아야 하느니라..." 한참을 생각하게 만든 일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대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았던 아이에게 쓰레기를 당당히 버리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엄마. 어쩌면 아이는 학교와 엄마와의 교육방침의 차이로 남모르게 고뇌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참는다는 남자친구처럼 저도 이제 불의에 흥분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할까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