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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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디오 극장 사연] [개비군의 비화 4장] 제발 좀 일어나!!!	: 타개비
	1856 2007.12.15


다음주 월요일이 기말고사의 마지막이기에 이번 주말은 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아침 먹고 공부 점심 먹고 공부... 안하던 공부에 열량을 소비했더니 무척 졸렸습니다. 잠을 깨기 위해 저는 계속 물을 마셨고 1.5L짜리 물통을 두개 비웠을 무렵 너무너무 졸려서 오후 4시에 잠깐 눈을 붙이려고 두꺼운 이불밑에 몸을 뉘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선잠은 항상 꿈을 동반하지요. 그런데 평소에 잘 걸리지도 않던 다단계 꿈(꿈에서 깨면 또 꿈이 있는 꿈)을 꾸었습니다. 1단계 꿈은 제가 가위에 눌리는 꿈이었습니다. 저는 가위에 눌리면 제게 오는 고통을 무시하고 무조건 움직입니다. 그 때 느낌이 대충 '으드드드드드드드'하는 느낌 아시죠? 미니건을 쏠 때 느껴지는 반동이랄까 그런느낌(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가위에서 일어나려고 뒤척이는 도중에 제 위에 왠 꼬마가 엎드려 있더군요. 얼굴에 하얗게 분칠을 한. 아니 몸 전체에 분칠을. 어쨌든 가위에서 풀려나 눈을 뜨니 또 가위에 눌려 있었습니다. 또 그 꼬마가 있어서 짜증나는 기분으로 또 눈을 떴습니다. 2단계 꿈은 가위에서 한 세번 깨어난 후 화장실에 가는 꿈이였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물을 3L정도 마신 후였기에 저의 방광에서 한계 수위에 막 다다른 상황이였습니다. 화장실에 가는 꿈에서 깨어나 이불을 만져보니 축축했습니다. 일어나려고 하는데 또 가위에 눌려 있더군요. 그 꼬마는 없었습니다. 또다시 고통을 무릅쓰며 잠에서 일어났습니다. 이번에도 또 화장실을 가는 꿈이였는데 본능적으로... '이번에 또 화장실을 가면 끝장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소변기에 도착하여 지퍼를 내리기 직전... 꿈에서 깨었습니다. 이번엔 축축하지 않았지만 또 가위에 눌려 있는데 그 상태에서 방광의 신호를 느꼈고 이것이 마지막 가위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가위는 도저히 움직이질 못하겠더라구요. 제가 조절할 수 있는건 저의 생각과 방광과 호흡뿐. 그래서 모든 힘과 노력과 여기서 싸면 나는 정말 막장이다라는 절망을 가지고 호흡을 깊게 마시고 뱉었습니다. 방광의 근육은 점차 힘이 빠지기 시작하고 저는 모든 힘을 다하여 호흡을 들이마시고 뱉었습니다. 드디어 카운트 다운. 10. 뭐야, 로켓 발사인가. 왜 카운트 다운으로 하고 난리야. 9. 젠장 시간이 없어. 8. 호흡 조절. 후흡. 후 후흡 후. 7. 후흡, 후. 후흡, 후 6, 일어나! 제발 일어나! 5. 끝인가. 4. 아냐. 내 인생 20년. 가위 따위에게 질 수 없다. 3. 후흡, 후. 드디어 가위가 풀릴 듯한 느낌이 들었고. 2. 번쩍. 1. 몸을 일으켜 1M 거리의 문을 열고 1.2M거리의 화장실로 나비같이 날아. 0. 왠지 '섹시 코만도!'를 외치며 바지를 내렸습니다. 만약 정말로 '멋지다 마사루'에서 처럼 지퍼달린 바지를 입었다면 신세계를 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든 저는 무사히 실례를 하였고 침대보와 이불에는 세계 5대양 6대주가 그려져 있었으며 창 밖에서 손짓하는 씨드락 저승사자와 그를 물어 뜯는 혁군 캐로베로스를 보았습니다. ---P.S--- 재미를 가하기 위해 마지막 부분을 수정하였습니다. 실제로는 무사히 화장실에 도착하였고 유래없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를 감상하였습니다. 아, 시험 잘 칠 수 있도록(만약 사연이 방송되면 군대에 가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내년 3월) 기도해주시고 저는 제 5장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대조영 보러 가야지.~ 저는 절대 지도를 그리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