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판매 중인 검은 참깨 16.8%에서 천연농산물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타르색소가 검출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최근 서울, 경기,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의 재래시장과 노점, 대형마트 108곳에서 판매하는 검은 참깨, 고춧가루, 완두콩 161점을 대상으로 색소사용과 원산지 표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조사결과 검은 참깨 95점 중 16.8%에 해당하는 16점에서 농산물에서 사용할 수 없는 청색1호, 황색4호 등 타르색소가 검출됐다. 수입산은 66점 중 21.2%인 14점에서 타르색소가 검출된 반면, 국산 29점 중에서는 6.9%인 2점에서만 타르색소가 검출됐다.

소보원 김정호 팀장은 “가격이 싼 흰 깨를 검은 깨로 둔갑시켜 비싸게 팔거나, 품질이 낮은 검은 깨의 때깔을 좋게 하기 위해 타르색소를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검출된 타르색소를 종류별로 보면 미국공익과학센터가 섭취금지 색소로 분류하고 있는 청색1호가 가장 많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민감한 사람이 섭취하는 경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식품에 함유 여부를 표시하도록 한 황색4호와 적색2호, 황색5호가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이들 색소를 농산물에 사용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지만 다른 식품에는 사용을 허용하고 있으나, 많이 먹으면 알레르기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되도록이면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소보원은 조언했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검은 참깨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으나 원산지가 표시돼 있지 않은 곳이 많아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노점상의 경우 75%, 재래시장의 경우 31%가 농산물의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고 있어 판매상의 설명으로만 국산과 수입산을 구입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소보원은 수입 농산물에 대해 철저한 통관 검사를 해줄 것과 유통관리가 허술한 재래시장 등에 대한 감독과 단속 강화에 나서줄 것을 관계당국에 요구했다.

김기환 기자

분유서 ''치명적 대장균'' 발견

남양유업의 조제분유에서 ‘엔테로박터 사카자키균’(Ent.sakazakii)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6개사 34개 조제분유 제품에 대해 사카자키균 오염실태를 검사한 결과 남양유업이 지난 4월18일 제조한 ‘알프스산양분유’ 제품에서 처음으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고 7일 밝혔다.

검사 결과 ‘알프스산양분유’ 제품 300g당 1마리 정도의 사카자키균이 검출돼 검역원은 이 제품에 대해 지난 6일자로 판매금지 및 자진회수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분유 원료의 70%가 오스트리아에서 수입됐고 국내산이 30%가량 포함됐다.

사카자키균은 대장균군의 일종으로 6개월 미만의 영유아 중 면역결핍영아, 태어난 지 28일 미만의 영아, 2.5㎏ 미만의 저체중아 등이 주로 감염되며 패혈증과 뇌수막염 등을 일으켜 치명적인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사카자키균은 섭씨 72도에서 20초 이상 가열하면 죽기 때문에 조제분유나 이유식을 70도 이상의 물로 조제하면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961∼2002년 모두 48건의 사카자키균 오염사례가 보고됐는데 99% 이상이 2개월 미만 영아에게서 발생했으며 이 중 15명이 사망했고 31명은 회복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연합을 제외한 WHO와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일본 미국에서는 이 균에 대해 별도의 기준 규격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지 않으며, 우리나라와 같이 대장균군으로 위생관리를 하고 있다.

한편 남양유업은 사카자키균이 검출된 자사의 ‘알프스산양분유’ 제품 생산량은 모두 6035개로, 이 가운데 상당수를 전날 오후부터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그러나 “이 제품은 우리 회사 전체 분유 판매량의 1%가량을 점하고 있으며 나머지 조제분유 일반제품들은 문제가 없는 만큼 소비자들이 안심해도 된다”고 주장했다.